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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좋다/홍콩

[여행]3.트램여행, 대관람차, 리퉁스트리트_홍콩

by Conatus_bori 2021. 1. 14.

홍콩섬 트램 여행

우리나라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홍콩에서도 홍콩섬에서만 탈 수 있는 트램. 언젠가 홍콩에 오면 꼭 트램 여행을 해 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차였다. 

 

홍콩섬 트램은 홍콩섬 서부 케네디 타운에서 동부 샤우케이완까지 이어지며, 총길이 30km 6개 노선 120개 역을 운행 중이라고 한다. 1904년, 단 26대의 전차로 운행을 시작한 트램은  초기엔 단층이었다가 이후 복층으로 교체되어 현재 160여 대가 넘는 복층 트램이 운영되고 있다고. 홍콩섬 대중교통 중 가장 저렴한 트램은 내릴 때 비용을 내면 되는데 거스름 돈을 내주지 않으니 옥토퍼스 카드를 이용하는 것이 편하다.

 

깔끔해 보이는 외관과 달리 트램의 내부는 100년이 넘는 시간을 달려 온 만큼 낡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밤색 나무로 짜여진 틀과 허름한 의자가 옛스러운 매력을 발산했다. 거기에 느릿한 속도와 약간의 덜컹거림은 낭만을 더했다. 트램 2층 끝쪽 자리에 앉아 열린 유리창 틀에 카메라를 살짝 걸치고 바깥 풍경을 맘껏 담았다. 이곳의 하늘, 공기, 바람, 냄새도 그대로 전해졌다. 단돈 몇백 원으로 즐길 수 있는 트램여행에서 그야말로 낭만은 덤이었다.

 

내가 탄 트램이 지나온 레일 도로 양옆으로 높은 건물들이 쭉 늘어서 있었다. 어떤 좁은 길에서는 건물 광고판이 손에 닿을 듯 무척 가까이 보이기도 했다. 특히 아파트처럼 보이는 건물이 레일 도로 옆에 빼곡히 들어찬 것도 신기했다. 아파트 건물 바깥쪽으로 보이는 아슬아슬하게 걸려있는 빨래들이 정겨웠다.

딱히 목적지를 정한 건 아니었지만 셩완행을 탔던 건지 종착역이 셩완역이었다. 사방이 거의 주택가였고 언뜻 나지막한 동산이 보이기도 했다. 셩완역 바로 근처엔 재래시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 코를 찌르는 비릿한 생선들, 빨간색 불빛을 내고 있는 정육점들이  손님들로 북적였다. 시장을 통과해 동네를 한 바퀴 더 돌아본 후 다시 트램에 올라탔다. 

홍콩 대관람차

홍콩섬 센트럴 쪽에 가면 무조건 보이는 것이 대관람차다. 얼마간 운행을 멈췄다가 다시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다고 했다. 다행이었다.  

 

대관람차는 42개의 곤돌라에 최대 8명이 탑승이 가능하고 최고 60m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1회 당 대략 20분정도 운행이 되며 홍콩 도심과 빅토리아 하버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고 한다.

 

고소공포증 때문에 타고 싶지 않았지만 같이 간 일행의 간곡한(?) 요청도 있고 해서 오랜만에 용기를 냈다. 삐걱 소리를 내며 관람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게 뭐라고 그렇게 긴장이 되던지 처음 한 바퀴 돌 때는 바깥을 쳐다볼 수도 없었다. 총 네다섯 번을 돌았던 것 같은데 두 바퀴 이후로 조금 편해져 사진도 찍고 일행과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다. 관람차가 가장 높이 올라갔을 때 전경이 한눈에 보였는데 도심의 건물들과 바다가 어우러진 모습이 무척 아름답고 시원했다.

리퉁 스트리트

홍콩은 경험할수록 아기자기한 맛이 있는 나라였다. 그 중에서도 짧은 거리지만 마치 잠시 유럽에 온듯한 느낌을 갖게하는 거리가 있다고 해서 찾아간 곳이 완차이 A3역 근처 리퉁 스트리트였다.

 

리퉁 스트리트는 2015년에 오픈한 완차이의 랜드마크 쇼핑 타운으로 150m가량 되는 짧은 거리에 판도라, 르쿠르제, 비비안 탐 등 다양한 브랜드가 늘어서 있다. 이곳이 유명한 것은 단순히 쇼핑만 즐기는 거리가 아니라는 것. 웃음을 유발하는 곳곳에 설치된 익살스러운 표정의 조각상들, 순식간에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머리 위 수많은 색색의 조명들이 여행자들로 하여금 여러 감정들을 불러내기에 충분하다.

 

실제 잠시나마 유럽의 어느 거리를 거니는 듯했다. 깔끔하고 세련된 가게들, 곳곳에 설치된 귀여운 표정의 조각상들, 벽에 그려진 빨간 다이아몬드 모양의 그림, 길 중간중간 놓인 벤치들, 길을 따라 심어져 있는 푸른 나무들... 애쓰지 않고 아무것 하지 않아도 좋았다. 

 

걷다 보니 말로만 들었던 오모테산도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가 있었다. 1층 분위기는 마치 화학실험실 같아 보였다. 우리는 우선 따뜻한 카푸치노와 아이스 카푸치노를 주문했다. 커피 만드는 공간 가까이 있는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으니 커피 만드는 모습도 직접 볼 수 있었다. 아이스커피 모양이 꽤 독특했고 맛은 둘 다 괜찮았다. 커피는 무조건 맛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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