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스코에서 하루는 민박사장님이 추천해 준 택시 투어를 했다. 모라이와 살리네라스를 가는 투어였다. 페루 여행의 마지막이었기에 이곳의 일상적인 풍경이 보고 싶기도 했다. 거기에 이동이 편하고 가격도 무척 합리적이었기에 바로 결정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이야... 내가 여행을 사랑하고 여행을 하는 이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감탄의 그 짜릿한 순간'이다. 바로 이런 순간...
마침 기사분이 차를 세워주셨다. 지금 그곳 지명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우르밤바마을'이 아니었나 싶다.
[모라이]
한참을 달려 모라이에 도착했다. 이곳은 해발 3,600m 안데스 고원 분지에 4개의 계단식 동심원 형태로 자리한 잉카 유적지인데 본 첫 느낌은 마치 UFO가 지구에 착륙했던 흔적같아 보였다.
잉카인들이 감자, 옥수수 등의 품종을 개량하기 위해 만든 일종의 농업시험장으로 층마다 온도가 다르다고 한다. 온도가 낮은 곳에는 따뜻한 곳에서 잘 자라는 옥수수를 심고 온도가 높은 곳에는 서늘한 곳에서도 잘 자라는 감자를 심었다고 한다. 그리고 위쪽에서 재배하던 작물을 한 층씩 내려 재배하면서 온도에 적응을 시킨 것이라는데 꽤 과학적인 잉카인의 지혜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살리네라스]
오후가 되자 햇살이 강하게 내리 쬐기 시작했다. 살리네라스에 다가갈수록 햇살이 더 뜨겁게 느껴졌다. 살리네라스는 해발 3,000m 계곡에 자리한 내륙 염전으로 근처 마을 이름을 따 '마라스 소금광산'으로도 불린다고 한다. 멀리서도 보일 정도로 규모가 엄청 넓었다. 가까이 가보면 네모난 일정크기에 재래식으로 물을 가두어 자연증발시킨 후 소금을 채취하는 식이었다. 그 따가운 햇살아래 소금을 채취하고 있는 몇몇 사람들이 보였다. 나는 단 몇 초도 그 햇빛아래 있기가 힘든데...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늘 길에 늦은 점심을 먹고 다시 차에 올랐다. 돌아올때 풍경은 또 달랐다. 가끔은 어느 사막을 달리고 있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 땅이 엄청 매말라 보여 척박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이런 곳에서도 언제나 살아가는 사람들은 있다.
숙소에 돌아와 다시 리마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리마에 돌아가면 페루는 이제 안녕이었다. 가보지 못한 곳들이 너무 많아서 유난히도 아쉬었던 페루여행. 그래도 원래 목표였던 마추픽추를 봤다는 자부심(?)을 안고 여행을 마쳤다.
지금 다시 기억을 돌이켜보면 스페인어를 할 줄 알았더라면 훨씬 더 의미있는 여행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예상 외로 영어가 거의 통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언젠가 남미 쪽 여행은 더 해볼 생각이 있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 스페인어를 공부하고 있다. 다음 남미여행은 어느나라가 될지 모르겠지만 반드시 언어를 좀 익히고 여행을 해볼 생각이다. 어서 그날이 오기를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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