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세비야를 떠나 안달루시아 지역을 돌아 볼 일정이다. 안달루시아 지역은 렌트카로 이동할 것이었기에 예약해 둔 차를 찾으러 기차역으로 향했다.
내가 예약한 업체는 'EuroCar'. 비교적 가격이 합리적인것 같아 개인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곳이다. 몇 일동안 내 발이 되어 줄 작고 뽀얀 하얀색 차를 인계받고 론다로 출발했다.
스페인에서의 첫 운전은 아주 무난했다. 운전자 좌석도 우리나라와 같아 어렵지 않았다. 나중엔 적응하다못해 막 달렸는지 한국돌아온 후 한참지나 속도위반딱지(?)가 날라왔다. 50유로 정도 벌금 냈던 것 같다.
오후 2시경 론다에 도착했다. 엘타호 협곡의 내륙 고원에 위치한 론다는 100m 깊이로 갈라진 틈이 도시를 반으로 갈라
안달루시아에서 가장 장엄한 경관을 선사한다는 곳이다. 론다 산악지대에 둘러싸여 있어 '둘러싸이다'라는 뜻의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론다는 헤밍웨이가 예찬한 도시이기도 하다. 그의 대표 소설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무기여 잘 있거라' 를 이곳에서 집필했다고 전해진다.
론다의 첫느낌은 아주 정갈한 시골마을 느낌이었다. 굳이 색깔로 표현한다면 '볏집색'이라고 하고 싶다.
숙소에 짐을 풀고 그 유명하다는 누에보 다리를 찾아갔다. 숙소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였다. 누에보 다리는 론다 구시가지와 신시가지 사이의 엄청난 협곡을 이어주고 있다. 이 다리 위에서 밑을 바라다보면 엄청 짜릿한 느낌을 받는다. 실제로 내 두 다리가 후들릴 정도였다. 협곡 밑으로 내려가면 누에보 다리를 위로 올려다 볼 수있는데 또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누에보 다리 옆에 위치한 '스페인의 국영호텔 파라도르(Parador)'는 한눈에 눈길을 사로잡는다. 누에보 다리에서 스페인 국영호텔 파라도르 전망대까지 이르는 작은 오솔길을 '헤밍웨이의 산책로'라 부르는데 마침 이곳이 오픈되어있어 걸어볼 수 있었다. 호텔 앞 전망대(Mirador de Ronda)에서 바라보는 론다의 풍경은 그야말로 감동이었는데 해질 무렵이면 풍경은 절정을 보여준다고 한다. 왜 헤밍웨이가 이곳에서 훌륭한 작품을 집필했는지 너무나 이해가 되었다.
블로그에서 찾은 론다 맛집 '쁘에르따 그랑데 (Puerta Grande)'. 소꼬리찜으로 유명한 곳이라 하여 찾아갔다. 저녁 7시쯤으로 기억하는데 손님이 몇테이블 앉아있었는데 딱 보기에도 한국사람이었다. 앞으로도 오는 손님들 대부분이 한국사람이었다. 우리나라 블로그에 힘이 대단하구나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이미 소꼬리찜은 완판되어있었다. 그 이야기를 하면서 아주 기분좋게 활짝 웃어보였던 직원의 모습이 기억난다. 할 수 없이 우리는 샐러드와 문어찜을 주문했다. 난 고기보다 해산물을 더 좋아하기에 충분히 만족했던 저녁식사였다.
론다에서는 아쉽지만 1박을 했기에 다음날에는 떠나야 했다. 네르하로 가기 전 몇 곳을 더 들렀다. 일명 스머프마을이라고 불리는 후스카르로 먼저 향했다. 어느 큰 산을 휘감아 올라가는 듯한 길을 대략 40분정도 운전했는데 도로 옆으로 보이는 아찔할 정도로 절벽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이런 깊은 곳에 마을이 있을까 싶은 순간에 새파란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마을 입구에 보이는 아기자기한 버섯모양의 건물하며 어딜봐도 전부가 파란 건물들, 걷다보면 보이는 스머프 동상 등 왜 스머프마을이라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하늘도 파랬던 그날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후스카르의 건물이 원래 하얀색에서 파란색의 스머프 마을이 된 이유가 있다는데 꽤 흥미롭다. 2011년 소니픽쳐스에서 당시 '스머프 3D'를 개봉하면서 프로모션 차원으로 이곳을 스머프 빌리지로 만들자는 제안을 했다고 한다. 그럼 왜 소니는 이곳을 선택했을까? 후즈카르는 원래 균류학자들의 연구가 오래도록 이어온 곳인데 버섯을 좋아하는 스머프와 이미지가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어쨌든 일시적인 영화 홍보용이었던 이곳에 그 이후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계기가 되었고 일정기간 후 원래의 흰색 집으로 돌려 놓으려던 계획은 주민 투표를 통해 취소되어 전세계 첫번째이자 유일한 스머프 마을이 되었다고 한다.
후스카르를 떠나 1시간 가량 달려 올베라에 도착했다. 하얀 도시의 올베라는 19세기 중반까지도 산적들의 은신처로 유명했다고 한다. 지금은 언덕 위의 하얀 집들과 르네상스식 성당으로 유명한 곳이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마을 한가운데 우뚝 솟은 바위산이 강한 위용을 보여준다. 거기에 그 위로 성은 신비로워 보이기까지 한다.
성당을 가려고 길을 좀 올라가야 했다. 뜨거운 태양아래 오르다보면 어느새 보이는 성당의 모습과 그 옆으로 보이는 바위산, 그 위로 우뚝 서있는 성이 가까이에 보인다. 그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리면 하얀색의 건물들이 줄줄이 이어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저멀리보이는 산들에 둘러싸여 있는 마을의 모습이 그야말로 장관이다. 이 곳 안달루시아 지역을 운전하다보면 사실 이곳 뿐만아니라 하얀건물들이 큰 언덕들에 빼곡히 들어서 보이는 마을들이 눈에 많이 띈다. 렌트카를 이용하면 중간중간 눈에 띄는 소도시를 방문할 수 있다. 어디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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