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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좋다/스페인

[여행]3.세비야_스페인

by Conatus_bori 2020. 11. 8.

마드리드를 떠나 세비야로 가는 날. 세비야까지는 렌페를 타고 이동할 계획으로 우리는 아토차 기차역으로 향했다. 잠시 머물렀던 것도 인연이라던 민박사장님은 우리가 택시를 타고 떠날 때까지 손을 흔들며 배웅해 주셨다. 그러지 않으셔도 된다고 우리는 극구 말렸지만, 손님은 잠시 머물다 설레며 가지만 본인은 그냥 서운한 마음이 들어 그 마음 달래려고 항상 이렇게 한다고 괜찮다 하신다. 말릴 수 없었다. '정'이라는 그 아름다운 감정은 확실히 해외에서 더 강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아토차 기차역에는 기차예약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다. 떠나기 전 역근처를 둘러보고 싶었다. 외부에서 바라 본 아토차 기차역은 기차역이라기보다는 마치 관공서나 왕궁같아 보이기도 했다. 내부를 들어서면 작은 숲속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정도로 예쁘게 꾸며져 있었다. 기차 시간까지 몇 시간정도 여유가 있어 짐을 맡기고 기차역을 나왔다.

※ 아토차 기차역
※ 아토차 기차역 내부 모습

근처에 소피아미술관이 있었다. 마드리드에 있는 현대 미술관으로 피카소의 유명한 작품인 '게르니카'가 소장되어 있는 곳이다. 이외에도 살바도르 달리와 호안 미로의 작품 등 주로 스페인 출신 예술가들의 작품이 있다잠시 예술의 세계를 경험(?)하고 미술관 1층에 있던 카페의 야외테라스에서 커피 한 잔과 귀엽고 예쁜 딸기파이를 먹었다. 그 곳의 차분했던 공기와 잔잔한 음악안에서 흠뻑 여유를 즐겼다. 아무것 하지않아도 마냥 행복한 순간이 있다. 바로 그때였다.

※ 소피아 미술관 전경
※ 여유라는 행복을 준 커피한잔과 파이한조각


오후 3시, 세비야로 향했다. 우리가 탄 렌페는 점심이 제공이 되는 좌석으로 예약했던터라 오후 4시쯤 되자 점심이 제공되었다. 생각보다 꽤 괜찮았다.

※ 깔끔한 렌페 내부

세비야 산타 후스타 역에는 오후 5시 반경 도착했다. 마드리드보다 남쪽지역이다보니 바깥 온도가 5도 정도 높아져 당시 31℃를 웃돌았다. 긴팔이었던 옷이 반팔로 바뀌었다.

 

세비야는 따사로운 햇살이 1년 내내 내리쬐는 곳이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이후 세비야를 아메리카 대륙과 교역할 수 있는 유일한 항구로 선택해 큰 발전을 이루었다고 하는데, 과달키비르 강에 큰 배가 들어올 수 있는 점과 지형상 해적들의 약탈이 어려웠다는 점 때문이라고 한다. 

 

세비야에서의 첫 일정은 스페인하면 빼놓을 수 없는 '플라멩고 공연'을 보기로 했다. 마드리드에서 (숙박사장님의 추천으로) 미리 예약해 놓은 상태였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를 맨 앞자리로 안내했다. 스페인에 가면 마셔봐야 한다는 술, 샹그리야를 주문하고 공연이 시작되길 기다렸다. 저녁 8시 30분이 되자 막이 올랐다. 클래식키타 치는 사람 1명과 노래하는 사람 3명 (모두 남성) 이 먼저 무대에 올라 클래식기타연주에 맞춰 박수와 발구름을 시작하면 그 위로 노래를 얹는데 노래를 한다는 느낌보다 뭔가 큰 소리로 간절히 외치는 듯한 느낌이었다. 노래는 구슬프면서도 힘이 느껴졌고 마치 우리나라 민요를 듣는 듯하기도 했다. 이어서 여성무용가들이 한명씩 돌아가면서 나와 (후반부로 갈수록 연륜이 느껴진다) 노랫가락에 맞춰 힘차게 발을 구르며 열정적인 춤을 추기 시작했다. 얼마나 열정적으로 몸을 움직이는지 춤춘지 5분정도만 지나도 얼굴이 땀 범벅이 되었다. 1시간 반정도 이어지는 공연내내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었다. 

 

정말 멋진 공연이었다. 브라보!!!

 

플라멩고 춤을 보다보면 집시들의 춤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찾아보니 근대화 과정에서 대중의 관심이 떨어졌을 때 집시가 그 자리를 대신해 이어온 까닭에 다분히 집시적 요소가 포함되게 되었다고 한다.

※ 세비야의 밤거리

세비야에서의 이튿날의 일정은 세비야 대성당스페인 대광장이었다. 

 

세비야 대성당은 세계에서 가장 방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곳으로 콜럼버스의 묘가 있는 것으로 유명한 곳이다. 1898년 쿠바에서 이장한 그의 유골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보면  4명의 왕이 콜럼버스의 관을 들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대성당의 내부는 그야말로 금빛 물결과 다채로운 색으로 장식되어 눈이 부실정도였다. 대성당 옆에는 벽돌을 쌓아 올린 104m높이의 화려한 히랄다 탑이 있다. 이 탑은 원래 알모하드 왕조의 권력이 최고조에 이른 1184-1198 년 사이에 축조한 이슬람 사원의 첨탑이었다고 한다대성당 북동쪽 모퉁이에 히랄다 종탑으로 올라가는 통로가 있고 첨탑 꼭대기에는 '믿음'의 상징으로 올린 16세기 청동 풍향계 '엘 히랄디요' 가 있는데 세비야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 세비야 대성당과 히랄다 탑 전경

 

※ 세비야 대성당 내부 모습

 

※ 콜럼버스의 묘

대성당에 이어 간곳, 스페인 대광장. 배우 김태희씨가 CF 촬영했던 장소로 더 유명해진 곳이기도 하다. 대광장이라고 하는 만큼 그 규모는 대단했다. 대광장 중앙에는 대형 분수와 그 주위로 작은 배들이 다니는 모습이 언뜻보면 마치 작은 규모의 배네치아 같기도 했던 곳이다. 유달리 특이했던 것은 건물 한쪽부분에 스페인 58개 각 지방 이름과 문양 그리고 가장 역사적인 사건들을 모자이크로 꾸며놓은 의자가 있었다. 낮보다 밤이 더 아름다운 스페인 대광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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