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르하...스페인여행 중 가장 치명적(?)으로 아름다웠던 곳이다. 여행 중간, 휴식같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던터였다. 숙소도 바다가 보이는 아파트먼트로 예약했다. 그 때까지만 해도 네르하가 그렇게까지 아름다운 곳일줄은 상상도 못했다.
아파트먼트 숙소는 생각보다 규모가 컸다. 리셉션이 다소 떨어져 있어 찾는데 좀 애를 먹었고 숙소 문 여는 방법이 우리와 달라 문을 못열고 모기 물려가며 한참을 씨름했던 것만 빼면 모든 것이 완벽했다. 우선 넓고 깔끔한 거실과 방, 거실너머에 있는 큰 발코니, 그 발코니 너머로 보이는 바다가 한꺼번에 훅하고 나를 덥쳤다. 날이 더 어두워지기 전에 저녁식사를 서둘렀다. 그 다음은 벌겋게 물들어가는 노을과 바다 그리고 커피한잔... 네르하에서의 첫째날은 그렇게 흘러갔다.
다음날은 '유럽의 발코니'를 직접 목격하기 위해 나섰다. 이 곳 네르하를 왜 그렇게 부르는지... 차를 몰고 10분정도 달려 도착한 곳이었다. 차를 주차하고 조금만 걸어 나오면 바다가 슬쩍 보이기 시작하더니 이내 끝이 보이지 않는 수평선과 그에 맞닿아 있는 구름들이 끝없이 펼쳐진 장관을 보여주었다. 그때부터는 그 어떤 설명도 필요 없었다. 그저 살아있음에... 살아있어 지금 그곳에 있을 수 있음에.. 마냥 감사할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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