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버카길에서 약 2시간 반걸려 도착한 더니든.
이곳은 남섬에서 크라이스트처치 다음으로 큰 도시로 인버카길과 같이 스코틀랜드의 정취가 남아있는 곳이다. 인구는 약 12만명. 시내 중심부에 옥타곤이라 불리는 8각형의 광장이 유명한데 여기에 관광안내소, 미술관, 교회, 버스 터미널이 밀집해 있어 도보 여행의 출발점이라고 한다. 이외에도 시내 중심부에서 차로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에코 투어 장소인 오타고 반도와 기네스북이 공인한 깜짝 놀랄 정도의 급경사 언덕이 있는 곳이다.
남섬의 두번째 대도시이니만큼 가까워 질수록 도시 느낌이 물씬 풍긴다. 도착 당일은 일단 옥타곤 광장도 볼겸 걸어 보기로 했다. 숙소를 나서니 젊은이들이 많이 보였는데 근처에 오타고 대학교가 있었다. 대학가는 어디든 활기가 넘친다.
근처에 있던 박물관도 잠깐 들어가 보기도 했다.
옥타곤 광장은 생각보다 넓지는 않았다. 날이 금새 쌀쌀해져 더 오래 둘러보지는 못하고 다시 숙소에 돌아와야 했다. 10월 초 뉴질랜드는 아직 겨울이 지나가지 않아 생각보다 추웠다.
여행하면서 깨달은 게 어느나라든 규모가 있는 도시는 나에게 큰 매력을 주지는 못한다. 여기 더니든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쉬운 마음에 마지막 여행지역인 크라이스트처치로 가기 전 로열 앨버트로스 센터와 라나크 성을 들러 보기로 했다. (두 곳 모두 숙소에서 준 지도에서 발견한 곳이였다.)
아침 일찍 서둘러 로열 앨버트로스 센터로 먼저 향했다. 가는 길이 어느 해안도로였는데 예상치 못한 아름다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구름이 잔뜩 껴 낮게 내려앉은 하늘,
그 아래 강너머 보이는 광활한 산등성이들,
강과 도로를 구분해주는 장치하나없는 고불고불 한 길,
조금만 핸들을 꺾으면 강으로 빠질 것 같은 두려움도 살짝 들었지만 내 눈에 비친 풍경은 그 두려움마저 잊게 했다.
그렇게 20km 정도를 달려 도착한 로열 앨버트로스 센터.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내리면 드넓은 바다와 그에 맞닿아 있는 멋진 해안 절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하지만 갈매기 변(?)냄새가 훅 들어와 잠시 정신이 없어지지만 자연의 섭리려니 이해하면 된다. 반대편으로 눈을 돌리면 로열 앨버트로스 센터라는 표지가 보인다. 안으로 들어가면 로열 앨버트로스(Royal Albatross)라는 새에 대해 자세한 소개가 되어있다. 로열 앨버트로스는 날개를 펴면 3m 이상 되는 새로 날 수 있는 새 중 가장 큰 바닷새이다. 이곳이 집단 서식지로 센터에서는 30년 넘게 로열 앨버트로스 보호 활동을 하고 있다. 로열 앨버트로스는 절벽에 서식하고 있어 관찰 투어가 따로 있는데 나는 시간 여유가 없어 참여하지는 못했다.
센터 안에서 커피한잔 마시고 바로 라나크 성으로 출발했다. 좁고 가파른 길, 가는 길이 만만하지 않았다. 이런 산속 깊은 곳에 궁전이 있다고? 의구심이 들무렵 입구에 도착했다. 이곳은 입장료를 내고 들어갈 수 있었다. 단순 입장할 수 있는 티켓과 궁전 안까지 들어갈 수 있는 티켓, 이렇게 두종류로 티켓을 팔고 있었다. 이왕 애쓰게 온만큼 나는 궁전 안까지 볼 수있는 티켓을 구매했다. 1인당 34 뉴질랜드달러로 생각보다는 저렴하지 않았다.
라나크 성은 뉴질랜드에서는 유일하게 '성'이라는 이름이 붙은 건축물이다. 은행가이자 투자가였던 윌리엄라나크가 세운 호화 저택이고 그가 세상을 떠난 후 폐허 상태에 있던 것을 무려 20년에 걸쳐 복원했다고 한다. 잘 꾸며진 큰 정원이 둘러싼 곳 중앙에 큰 성이 보이는데 성안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예전 모습이 잘 보존이 되어있었고 영상을 통해서도 소개를 해주었다. 성 옥상까지 가볼 수 있는데 전체적인 풍경을 한눈에 내려볼 수 있었다.
이제 드디어 마지막 여행지인 크라이스트처치로 출발했다. 네비게이션에 5시간정도 운전을 해야 한다고 찍혔다. 밤에 도착할 게 분명했다. 비가 한두방울 내리기 시작했다. 또 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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