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브로브니크(Dubrovnik)는 '아드리아해의 진주'라고 불리는 곳으로 크로아티아 남부 아드리아 해와 맞닿아 있는 지역이다. 특이하게도 보스니아를 사이에 두고 본토와 단절되어 있어 그곳을 가기위해서는 국경을 지나야 했다. 절차는 복잡하지는 않았다. 간단한 여권 검사만으로 쉽게 통과할 수 있었다. 어쨌든 의도치 않게 보스니아 영토를 들어간김에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보스니아를 지나 두브로브니크로 가는 길은 유난히 광활하면서도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중간중간 차를 세우지 않고서는 지나칠 수 없었다. 사람 마음은 그리 다르지 않다는 듯 그 곳을 지나는 많은 관광객들이 가던길을 멈추었다.
두브로브니크에 다다르면서 아드리아해와 붉은색 지붕의 건물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해가 저물어 가던 무렵 우리가 머문 숙소에서 바라본 바다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이상한 감정을 불러 들였다. 처음엔 노란빛으로, 다음엔 주황빛으로, 다음엔 붉은빛으로, 다음엔 한없는 어둠으로... 마치 말을 걸어오는 듯 했다. 놓칠새라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저녁식사도 잠시 잊은 채...
다음 날, 8월 크로아티아 남부의 햇살은 매우 날카로웠다. 이 햇살을 온종일 받으며 성벽투어를 할 것이었기에 선글라스, 모자, 먹을 물을 철저히 챙겨 숙소를 나섰다.
두브로브니크여행에서 성벽투어는 빼놓을 수 없는 일정이다. 성벽투어의 시작인 필레문 쪽에 있던 안내센터처럼 보이는 곳에서 입장티켓을 샀다. 본격 성벽투어 전, 구시가를 걸어보았다. 구시가의 성벽이 1557년 지진으로 심하게 파괴된적이 있다고 하는데,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양식의 교회나 수도원, 궁전 등은 아직까지도 잘 보존되어 있었다.
성벽투어는 입구 쪽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서 시작되었다. 계단을 올라서면 구시가의 모습이 살짝 보이기 시작한다. 다음부터는 가파르지는 않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2-3명이 간신히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햇빛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중간에 그늘이 나온다 싶으면 반드시 쉬었다 움직였다. 붉게 오른 얼굴을 식혀 주어야 했기 때문이다.
한참을 오르다보니 어느 순간 육중한 성벽이, 빼곡히 들어차있는 빨간지붕의 건물들이 감탄을 자아내기 시작했다. 오르면 오를수록 그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그 주위를 감싸고 있는 아드리아 해와 어루러져 결국에 그 절정을 보여주였다. 눈으로 보는 감동이야말로 사진으로는 담아낼 수 없는 진정한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폐허가 될뻔한 전쟁의 아픔을 간직한 곳 (파편과 총탄 자국이 곳곳에 남아 있다.) 이라는 게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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