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트카여행은 꽤 매력적이다.
첫째, 이동이 편하다는 것.
둘째, 이동이 자유롭다는 것.
셋째, 이동하는 순간도 소중한 여행의 한 페이지로 만들어 준다는 것
하지만 모든 세상이치가 그렇듯 단점도 있다.
첫째, 운전자는 (살짝) 힘들다는 것.
둘째, 복잡한 곳에서 차는 애물단지가 되기 쉽다는 것.
셋째, 교통비가 더 들 수 있다는 것.
나에게는 장점이 단점을 충분히 커버하고도 남는지라 위험한 상황만 아니라면 가능한 렌트카여행을 선택한다.
모로코 또한 그랬다. 도로 사정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불가능한 상황도 아니었기에 결정했다.
렌트카 예약은 렌트카 예약앱 (Rentalcars) 에서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다.
약 8일간 비용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보다 살짝 높은 정도였다.
(대여비+유류비+주차비+톨비 = 약 60만원 정도 들었다.)
가장 중요한 건 모로코의 도로 사정.
모로코는 도로 명칭이 크게 A, N, P, R 이렇게 4가지다. 각 알파벳에 번호를 붙이면 그것이 각 도로의 이름이 된다.
먼저 A는 우리나라의 고속도로를 생각하면 된다.
편도 2차선으로 왕복 4차선 도로다. 속도는 100~120km 로 달릴 수 있다. 운전하기 편하다.
N은 우리나라의 국도를 생각하면 된다.
대부분 편도 1차선이며 왕복 2차선 도로다. 속도는 평균 70-80km정도로 달릴 수 있다. 도로 상태는 그리 나쁘지 않다.
P와 R은 우리나라의 지방도로를 떠올리면 되지만 사실 그보다 훨씬 좋지 않다.
모두 편도 1차선이며 왕복 2차선이다. 차선도 명확히 표시 안된 곳이 많은데다 큰 화물트럭이 많이 지나다닌다.
도로도 울퉁불퉁하거나 파인 곳도 눈에 많이 띈다.
나는 당시 최대한 P와 R 도로는 피했다.
셰프샤우엔 지역을 제외했던 건 일정이 빡빡했던 것도 있지만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았던 것도 한 몫했다. 무엇보다 안전이 우선, 즉 무리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모로코의 교통신호 체계에서 가장 당황했던 건 좌회전 신호가 없다는 것이었다.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는 차들 사이로 그야말로 눈치껏 해야했다. 처음엔 앞차가 좌회전하면 바로 붙어서 돌았다. 앞차가 없을 때가 문제였는데 조금만 주춤한다치면 바로 뒷차로부터 클락션으로 욕 (?)을 실컷 먹게 된다. 그런 경우를 몇 번 겪으니 과감해져야 했다. 클락션을 힘차게 울려 내가 좌회전할 거라는 걸 적극 알렸다. 그러면 어느새 틈이 생기게 된다. 그 틈을 재빨리 파고 들어 좌회전에 성공한다. '무질서 중에 질서'라는 게 희한하게도 목격된다.
마지막으로 해외운전할때 꼭 필요한 구글맵 네비. 그동안 봐왔던 네비화면과 달라 무척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오프라인 지도도 다운받아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다행히 목적지까지 가는 길은 알려주었기에 아쉬운데로 겨우 사용하면서 다녔다. 지금도 당시 왜 그런건지 미스터리다.
결론적으로 모로코 렌트카여행은 운전경력이 짧거나 운전을 즐기지 않는다면 굳이 권하고 싶지는 않다. 모르코는 대표적인 여행지로의 기차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이 생각보다 잘 갖춰져 있는 편이다. 혹 코로나 이후 모로코 렌트카여행을 생각하고 있다면 나의 경험이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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