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오슬로와 베르겐 여행을 마치고 스웨덴 스톡홀름 (Stockholm)으로 향했다. 이동은 비행기 (핀에어 항공)를 이용해 대략 1시간 반정도를 날아 스톡홀름 알란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입국수속을 마친 후 스톡홀름 시내로 가기 위해 우리는 공항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알란다 공항에서 시내로 나가기 위한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알란다 익스프레스. 20분정도면 도착하는 장점이 있지만 가격이 공항버스 대비 2배 이상이다.
두 번째는 우리도 이용한 공항버스. 1시간정도 걸리지만 가격은 1인당 120 SEK (한화 약 15,000원)이다. 'flygbussama'라는 어플을 이용하면 99 SEK로 구입도 가능하다고 하니 이용해 봐도 좋을 듯하다.
스톡홀름은 스웨덴의 수도이자 스칸디나비아 반도 최대 도시이다. 지리적으로 반도 동부 연안에 위치해 있고 발트해와 스웨덴 내륙의 멜라렌 호 사이에 위치해 있다. 또한 많은 섬을 끼고 있어 '북방의 베네치아'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회토 리예트에 위치한 콘서트홀에서는 매년 노벨상 시상식이 열린다.
공항버스를 타고 스톡홀름 중앙역에서 내려 근처에 예약해 놓은 숙소로 향했다. 걷기에 딱 좋은 날씨에 진한 북유럽 향기가 묻어나는 거리를 지나쳤다. 평일 오후인데도 이어폰 끼고 조깅하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숙소는 전형적인 북유럽 스타일의 가정집이었다. 우리를 무척 반갑게 맞아주셨던 주인집 아주머니의 선한 웃음이 아직도 기억난다.
짐을 풀고 오후 시간이 조금 여유가 있어 스웨덴 하면 떠오르는 유명한 가구업체인 '이케아' 본점을 가보기로 즉석에서 결정했다. 당시가 2014년 6월이었으므로 아직 우리나라 광명 이케아가 오픈 (2014년 12월)되기 전이었다. 지금에야 노란색 브랜드명이 쓰여있는 파란색 건물 외관과 실제처럼 꾸며진 독특한 가구 진열 등이 너무나 익숙하지만 당시만 해도 엄청 큰 규모와 세련되게 진열된 가구들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백야현상으로 짧았던 스톡홀름에서의 밤을 보내고 두 번째 날이 밝았다. 역시 날이 좋았다. 오늘은 스톡홀름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시청사 투어와 전망대에 오르기로 했다. 시청사는 중앙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기에 우리 숙소에서도 걸어서 갈 수 있었다.
스톡홀름 시청사는 라그나르 오스트베리가 설계한 건축물로 1911년~1923년까지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공사가 진행되었다. 실제 보면 그 규모도 엄청나지만 북유럽 최고의 건축미를 자랑하는 건물인 만큼 매우 아름답기도 하다. 해마다 12월 10일경 열리는 노벨상 수상 직후 만찬회가 열리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시청사 입구로 들어와 넓은 광장을 지나면 잔디 깔린 작은 규모의 공원이 있고 그 바로 옆에는 멜라렌 호수가 펼쳐 저 보인다. 그 호수를 배경으로 서면 저 멀리 감라스탄 지역이 보인다. 이 곳이 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청 건물로 뽑혔는지 충분히 알 것 같았다.
우선 투어와 전망대 티켓을 구매했다. 당시 가격이 1인당 투어는 100 SEK, 전망대는 40 SEK 였다. (지금은 변경되었을 수 있다.) 투어는 가이드와 동행만 가능 (영어로 진행된다.)하고 매시간 정각과 30분에 시작한다. 전망대는 한 시간 간격으로 30명으로 인원 제한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시청사 투어
투어는 블루홀에서 시작했다. 노벨상 시상 직후 만찬장으로 사용되는 이곳은 벽돌을 원래 파란색으로 칠할 예정이었으나 빨간 벽돌이 주는 아름다움을 직접 보고 나서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고 한다. 이 곳에는 만개의 파이프와 135개의
스톱을 갖춘 북유럽에서 가장 큰 사이즈의 파이프 오르간이 설지 되어 있다.
대회의실
회의는 방문객들에게도 공개되므로 한쪽 벽면에 방문객들을 위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고 그 반대쪽에는 언론인들을 위한 자리도 따로 마련되어 있다. 시의원들의 좌석은 지정제여서인지 자리마다 이름이 쓰여있다. 앞쪽 단상에 보이는 자리는 아마도 의회장과 회의 내용을 기록하는 기록관들 자리인 것 같았다. 특히 대회의실 천장의 모습이 매우 특이했는데 이는 바이킹 시대의 롱 하우스에서 영감을 받아 지어진 것이라고 한다.
볼트 오브 헌드레드
106미터 높이의 탑 아래쪽 부분에 위치해 있으며 천장은 100개의 작은 아치 모양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곳에서는 세이트 조지와 용을 상징하는 카리용을 볼 수 있다. 여름에는 탑에 있는 종이 울릴 때 카리용이 회전하면서 탑 바깥쪽에 인물들이 모습을 드러낸다고 한다.
오버홀
벽은 17세기 말 프랑스 보베에서 제작한 태피스트리로 덮여 있다고 한다. 이를 보호하기 위해, 이곳 오벌 룸에서는 플래시를 터트려 사진을 촬영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토요일에는 이곳에서 종종 일반인들의 결혼식이 열리기도 한다.
프린스 갤러리
멜라렌 호수와 스톡홀름 해안의 경관을 즐길 수 있다. 이 공간의 반대쪽에는 프린스 유진이 그린 그림에서 등장하는 문양이 있다. 검은 기둥은 휘록암으로 만들어졌다. 바다를 향하고 있는 창가는 노르딕 고전 신화에 등장하는 남녀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부조 작품으로 장식되어 있다. 거울에 걸린 샹들리에 반쪽이 특이했다. 이렇게 하면 반만 켜고도 다 킨 것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한다.
쓰리 크라운 챔버
벽은 실크와 비단실로 짠 휘장으로 장식되어 있고, 한쪽 벽에는 스톡홀름 경관을 그린 1790년대 유화가 걸려 있으며, 다른 쪽에는 스웨덴 역사를 등장하는 대표적인 주요 인물들이 나와 있는 오크 캐비닛이 있다.
골든홀
노벨상 수상 만찬식이 끝난 후 항상 무도회가 열리는 곳이기도 한 골든홀의 벽은 에이나르 코르셋이 만든 모자이크로 장식되어 있는데, 여기에는 9세기부터 1920년대까지의 스웨덴 역사가 묘사되어 있다. 그림들은 모두 약 1,800만 개의 유리와 금박 모자이크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멜라렌 호의 여왕', 즉 스톡홀름이 인간으로 의인화되어 왕좌에 앉아 있으며, 그 옆으로 다른 여러 나라를 상징하는 인물과 건물들이 배치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시청사 전망대
시청사 투어를 마치고 스톡홀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를 오르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제한된 시간, 제한된 인원이 106m 높이를 올라야 하므로 오르면서 보이는 것들은 내려오면서 더 자세히 보기로 하고 일단 열심히 계단 (365개)을 올랐다.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쯤 도착했다. 전망대는 맨 꼭대기 쪽 종이 달린 부분과 밖을 전망할 수 있는 부분을 안전을 위해서인지 모두 철조망으로 막아 놓은 모습이었다. 그래도 철조망 사이는 좁은 편은 아니었기에 전경을 감상하기에는 충분했다. 올드타운 감라스탄 쪽이 한눈에 들어왔다. 맑은 하는과 풍성한 하얀 구름들과 스톡홀름 도시 풍경이 얼러져 그야말로 장관을 보여주었다. 세게 부는 바람에 머리는 헝클어지고 옷깃은 목 끝까지 올려야 했지만 그것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전망대를 내려오면서 올라갈 때 보지 못했던 것들이 하나씩 눈에 띄었다. 특히 중간쯤에 둥글게 여러 사람의 흉상 동상들이 놓여 있던 장소가 있었는데 그게 뭐였는지 정확하게 기억은 못하지만 (아마도 스웨덴의 역사적 인물들의 흉상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매우 특이했던 기억이 난다.
시청이라는 어느 한 도시의 행정기관 중 하나인 곳을 스톡홀름을 대표하는 곳으로 그리고 세계 여행자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적인 곳으로 만들어 낸 그들의 아이디어와 실행력에 박수를 보내며 스톡홀름 시청사 여행을 마쳤다.
'여행이 좋다 > 북유럽 (노르웨이&스웨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행]7.스웨덴 스톡홀름(Stockholm) 바사 박물관, 감라스탄_북유럽 (0) | 2020.12.24 |
---|---|
[여행]5.노르웨이 제2의 도시, 베르겐(Bergen)_북유럽 (0) | 2020.12.20 |
[여행]4.오슬로에서 베르겐까지, 송네 피오르드(Sogne Fjord)여행_2편, 북유럽 (0) | 2020.12.18 |
[여행]3.오슬로에서 베르겐까지, 송네 피오르드(Sogne Fjord)여행 _1편, 북유럽 (0) | 2020.12.16 |
[여행]2.마치 박물관 같았던 도시, 노르웨이 오슬로(Oslo)_북유럽 (0) | 2020.12.1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