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스톡홀름에서의 마지막 일정은 바사 박물관 (Vasa Museum)과 감라스탄 (Gamla stan)이었다. 우리는 먼저 버스를 타고 유고르덴섬에 위치한 바사 박물관으로 향했다.
바사 박물관 (Vasa Museum)은 해양박물관으로 1628년 스톡홀름에서 처녀 항해를 하던 중 전복되어 침몰한 전함 바사호가 전시된 곳이다. 해저에 가라앉은지 333년 후인 1961년에야 인양되었다고 한다. 침몰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바사호의 규모는 총길이 69m, 최대폭 약 11.7m, 높이 52.2m 라고 한다. 바사 박물관에는 바사호 외에도 바사호의 역사를 설명하는 다양한 전시회와 당시 배에 실려 있던 대포나 기구류 등이 함께 전시되어 있다. 영어로 진행되는 가이드 투어와 다양한 언어의 음성 가이드도 이용할 수 있다.
바사 박물관의 외관은 특이하게도 마치 큰 배에 돛을 단 것 같은 모습이었는데 아마도 바사호 모습을 형상화한 것 같았다. 입장료는 2014년 당시 1인당 130SEK 였다.
박물관 내부는 전시되어 있는 바사호의 보존을 위해 일정 온도와 습도로 맞춰져 있어 약간 서늘한 느낌이 들었다. 바로 눈앞에는 거대한 바사호의 선수부가 보였다. 배의 앞부분만 보이는 데도 그 규모가 압도적이었다. 같은 눈높이에서는 카메라 한 프레임에 절대 담을 수 없었다. 7층 높이의 관람대에 올라가야 겨우 담을 수 있었다. 더욱 놀라웠던 건 침몰 후 300년 넘게 바다에 가라앉아있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깔끔한 보존 상태였다.
바사호를 자세히 보다 보면 섬세하게 조각된 장식품들을 볼 수 있는데 인양 당시 함께 출토된 14,000여 개 이상의 장식품들로 모두 보존처리 후 원래 위치에 일일이 다 맞춘 것이라고 한다.
박물관은 총 4층으로 각 층에는 바사호의 준공, 취항, 침몰, 인양의 과정을 잘 설명해주고 있었다.
몇 백년 전으로의 시간여행을 마치고 나오니 맑았던 하늘엔 어느새 습기를 잔뜩 머금은 구름이 밀려오고 있었다. 비만 오지 않기를 바라며 우리는 마지막 여행지인 감라스탄으로 향했다.
감라스탄 (Gamla stan)은 스톡홀름의 구 시가지다. 스타스홀맨 섬에 위치하며 다리 사이에 위치한 거리를 뜻하는 '스타덴 멜란 브로아르나 (Staden mellan broarna)'라고 부르기도 한다. 주변에 있는 작은 섬들로는 리다르홀멘 섬, 헬게안스홀멘 섬, 스트룀스보리 섬이 있다. 이곳은 13세기부터 형성 되었으며 중세 시대에 건설된 도로와 거리, 오랜 역사를 가진 건축물들이 들어서 있다.
감라스탄 지구 여행은 스톡홀름 왕궁 앞에서부터 시작했다. 언덕으로 오르는 넓은 비탈길에서 바라본 호수와 그 너머 회색 빛 구름 아래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옆으로 눈을 조금만 돌리면 그 풍경을 등지고 왕궁을 바라보며 서 있는 구스타프 3세 동상이 보였다. 통치기간 중 왕권강화를 주장했던 구스타프 3세는 러시아나 덴마크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던 왕인 동시에 결국 마지막엔 암살당하는 비운의 왕이기도 하다고.
스토르토리에트 (Stortorget) 광장은 감라스탄의 중심부라고 할 수 있는데 이곳을 중심으로 스톡홀름 대성당, 노벨박물관, 리다르홀름교회, 왕궁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이 광장은 1520년 덴마크의 크리스티안 2세 국왕이 이끄는 덴마크 군대가 독립을 추진하려 했던 스웨덴 귀족들을 학살한 스톡홀름 피바다 사건이 일어난 곳이기도 하다. 이 사건으로 폭동과 내전이 일어나면서 칼마르 동맹 (1397년 스칸디나비아 3국인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가 체결한 일종의 왕권 통합 동맹)이 해체되었고 구스타브 1세 바사가 스웨덴의 국왕으로 즉위하게 되었다고 한다.
광장에서 볼 수 있는 피의 우물은 대학살이 있던 그날 덴마크 왕 크리스티안 2세가 스웨덴 지도급 인사 82명을 단두대에서 처형하여 그들의 머리를 우물에 던지고, 우물에 빠트려 죽이기도 했다는 장소이다. 또한 광장의 랜드 마크이기도 한 붉은 건물의 창문 옆에는 하얀 벽돌들이 보이는 데 그 벽돌 개수가 대학살 때 희생된 이들의 수이며 그 날을 잊지 말자는 의미로 지어졌다고 한다.
아름다운 것은 그냥 얻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또 하나의 역사를 통해 알게 되었다.
광장에서 볼 수 있는 유명한 건물 중 하나인 노벨박물관은 노벨상 시상 100주년인 2001년에 노벨재단에 의해 설립된 곳이다. 노벨의 삶을 기리고 노벨상 및 우리나라 김대중 대통령을 포함함 역대 수상자들에 대한 정보를 전시하고 있는 곳이다.
스토르토리에트광장을 중심으로 여러 개의 골목길이 나있다. 여유를 가지고 걷다 보니 중세 유럽의 향기를 물씬 느낄 수 있었다. 폭 90cm의 스톡홀름에서 가장 작다는 길도 찾아갔다. 걷다가 쉬고 싶으면 노천카페에서 커피 한잔과 케이크 한 조각이면 기운 충전하기에 충분했다.
걷다 보면 그 진가를 알게 되는 나라, 그곳은 스웨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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